책읽긴했는데_기억이안나

처음부터 독서하는 뇌는 없습니다.

DiKiCHi 2018. 2. 26. 11:10

왜 독서가 중요할까요?

2015년‘국민 독서실태 조사’에서 1년에 1권 이상 읽는 사람비율은 성인기준 65.3%라고 합니다. 보통 성인의 연평균 9,1권이라고 하고요. 사실 이것보다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많이 읽는 사람들은 거의 100권씩 읽잖아요. 아마 한권도 안 읽는 사람이 수두룩 하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서를 많이 안한다고 다들 걱정하시는데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책을 얼마나 읽느냐 보다 어떤 책을 고르느냐? 어떤 책을 읽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또한 편중된 독서 습관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 중에 소설만 읽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경제에 관한 책만 읽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독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와 그것을 통해 얻는 것에 대해서 서로 나눌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다.” 막스 뮐러는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안다고 말할 때는 그것의 범주를 알아야 합니다. 정보 그자체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어디에 속해있는지 그 맥락을 알아야 하는 것이죠. 그 정보가 다른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야만 ‘그것을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의 가치, 단 하나만의 잣대를 가진 사람은 굉장히 위험한 사람일 것입니다. 편중된 독서는 독서 양이나, 시간과 별개로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성을 이야기 합니다. 그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고요. 전문성이란 깊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깊이의 전제는 넓이입니다. 바다가 넓어야 그 안에 깊은 곳도 존재합니다. 좁은 바다 안에 깊은 곳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특히 지적인 영역에서 교양을 갖추지 않는다면 전문성도 가질 수 없습니다. 넓이를 갖추는데 굉장히 적합한 활동이 바로 독서입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책의 필요성에 대해서 누구나 이견이 없습니다. 독서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고 만일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자녀에게 독서를 권장 안 할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우리나라 독서 평균이 성인 같은 경우 약 9.1 권이라고 말씀 드렸다시피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것도 부익부 빈익빈이라서 100권이 읽는 분이 있는가 하면 한 권도 안 읽는 분도 수두룩합니다. 

성인들 대부분이 자기의 독서량에 불만을 가지고 있어요. 1/10만 자기 독서량에 만족을 하고 있는데, 왜 자기 독서량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면 70%가 독서가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서량이 많을수록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독서가 삶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 또한 자기 독서량에 불만이 많으면서 왜 그렇게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일까요? 조사에 따르면 그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 습관이 안돼서, 다른 여가생활이 바빠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독서가 정말로 나에게 도움이 되고 독서량 부족에 대해서도 스스로 절감하고 있다면, 없는 시간도 내고 습관도 만들어서 여가생활에서도 가장 우선순위에 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왜 알면서도 안 하는 걸까요?

뇌 과학적으로 왜 안 읽는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처음부터 잘 읽는 뇌는 없는 것입니다. 보통 부모라면 아이가 책을 빨리 읽기 바라지요. 옛날 위인들 보면 3~4살부터 천자문을 때고 8살에는 사서삼경을 읽었다느니 하는 말들이 있어요. 하지만 사실 그런 천재들 빼고 조사결과, 5세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이 7세 때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보다 독서 성취도가 낮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오감은 소리라든가 미각이라든가 시각에서 오는 자극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글을 한번 생각해보시면, 우리가 자연스럽게 태어나면서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글도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 중에 하나인데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끔 우리 뇌는 만들어지지 않은 거죠. 독서라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행위인 것입니다.

보통 태아가 6 개월부터 듣기 시작한다고 해요. 그것이 청각신경의 미엘린화가 이뤄지면서 신경이 자기 역할에 충실하게 되는데 그것이 6개월 정도 되면 청각신경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시신경 같은 경우는 생후 6개월 정도 되어야 하고, 감각 및 운동 같은 경우는 5세정도 돼야 신경들이 자기 역할에 충실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독서라는 것은 뇌의 통합적인 작용이 필요합니다. 그런 뇌의 중요부위들이 통합이 되기 위해서는 7세 정도 돼야 제대로 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5세의 아이들은 사실 독서하기엔 아직은 준비가 안 된 것입니다. 이럴 때 강제적으로 독서를 유도한다거나 그럴 경우 독서에 대해서 안 좋은 기억이 남는 것입니다. 우리 실험실에도 어렸을 때 책을 엄청 읽었다고 하는 아이가 있어요. 근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책을 안 읽어요. 그때 질렸다는 거죠.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뇌 발달을 시기를 보시고 자녀 독서계획을 세우시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독서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재미로 느끼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단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즐기는 것들, 재미있는 것들은 각자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게임이 즐겁고 어떤 사람은 낚시가 즐겁고 그렇습니다. 재미마다 진입장벽이 다 다릅니다. 몸에 안 좋고 정신적으로 안 좋은 것들이 좀 진입장벽이 낮죠.

상대적으로 어떤 재미의 단계로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재미라기보다는 고행 같고 공부 같은 것일수록 그 단계를 넘어서는 순간 신세계가 열리는 겁니다. 독서가 그런데요. 책을 재미로 느끼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단위 시간이 있습니다. 어떤 일들은 어떤 단계에 도달 할 때까지 전혀 효과가 없어 보일 때가 있어요. 하지만 한발만 딱 넘어서면 확 드러나는 순간이 올 때가 있지요. 독서가 그러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의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초보 독서가들이 책을 볼 때는 뇌가 활성화되는 정도가 높고 범위도 넓어요. 문자를 인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서 뇌의 다양한 부분들이 활성화됩니다. 책을 읽을 때 이것저것 기억에서 끄집어내고 추론하고 막 난리가 나고 있는 것이지만, 상당한 독서가들의 뇌는 다릅니다. 이미 정보를 처리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어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가계부를 적는다고 하면 초보자는 일일이 손으로 숫자를 써가면서 수입과 지출을 덧셈 뺄셈하면서 계산하다가 숫자가 안 맞으면 다시 하나하나 비교하는 거라면, 독서가의 뇌는 가계부 앱이 하나 있는 거예요. 숫자만 넣으면 알아서 계산이 끝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더 나아가 월 지출 이라든지 소비패턴들도 분석해주는 것처럼 초보자와 숙달된 독서가의 뇌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처음부터 잘했을 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처음부터 독서를 잘하는 뇌는 없습니다. 뇌의 기능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어요. 뇌의 가소성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사람의 뇌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스스로 재정비를 해요. 

예전 다큐멘터리에서 신기한 내용을 본적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영국 공무원인 어떤 남자가 어느 날 두통 때문에 병원을 찾아 갔습니다. MRI를 찍게 되었는데 놀라운 결과를 알게 됩니다. 그 사람의 뇌가 없는 거예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호두 같은 뇌가 있어야 하는데, 그 사람은 그게 비어있었습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더 자세히 보니깐 이 사람의 뇌는 두개골 안쪽으로 얇게 있었습니다. 그니깐 쉽게 보면 껍데만 있는 형태였습니다. 그 사람은 지금까지 살면서 전혀 불편함을 못 느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뇌 부위마다 관장하는 기관들이 있고 역할이 있지만, 뇌가 완전하지 않을 때도 그런 기능을 대신하도록 뇌는 유연하게 움직입니다.  

이제 우리가 30대 중반입니다. “머리가 나빠져서 공부가 안 된다”는 말을 듣기도하고 종종 하기도 하는데 사실 뇌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변화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훈련을 통해 한쪽으로 굳어버릴 수 도 있지만,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은 다른 두뇌로 살 수도 있습니다. 어떤 뇌를 만들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독서를 원한다면 일정한 시간이 투자되어야 하며, 초보자일 때 비록 온 뇌를 다 사용해야 하지만 이 과정은 뇌에서 앱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일련의 과정인 것입니다. 지금은 가계부 앱을 만들기 위해서 프로그래머들이 노력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앱만 만들어지면 그 후에 갖는 다양한 편리성을 누릴 수 있습니다. 

노력하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일정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독서하는 뇌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다독 입니다. 많이 읽는 수밖에 없습니다. 독서하는 뇌는 없지만 우리는 뇌의 가소성이라는 능력으로 책 읽는 뇌로 변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방법이야 쉽지만 자신의 취향과 호기심을 따라가면 됩니다. 반드시 ‘특정 책을 읽어야 해’라는 것은 없습니다. 자신의 관심을 따라가다 보면 독서 실력이 늘게 되고 자신의 호기심도 확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책이 책을 읽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보통 책을 읽는 데는 목적이 있습니다. 정보를 알기 위해서, 좀 있어 보이기 위해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는 것을 ‘목적독서’라고 하는데 만일 목적이 사라진다면 독서를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독서 자체, 읽는 것이 즐거운 사람은 더 오래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목적독서로 독서를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좀 겉멋으로 책을 많이 들고 다녔습니다. 우리 때 한참 카페들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 교회를 갈 때나 좀 두꺼운 책 하나 무심한 듯 성경책과 하나 들고 다니면 뭔가 뿌듯한 게 있었습니다. 카페 가서 책 읽는 모습 혼자에 자뻑하면서 읽었던 적이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기억나는 건 전혀 없지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유든 어떤 방법이든, 책과 친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독서의 즐거움은 거기서 파생되는 호기심거리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하나를 알게 되면 다른 것이 궁금해지고, 역사를 공부 하다 보면, 신화도 궁금해지고, 신화가 궁금해지다가도 미술사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입니다. 그것이 독서가 주는 계속적인 재미인 것 같습니다. 

아시는 치과선생님께서 병원에 책을 파묻힐 만큼 쌓아두시고 계시면서 책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와” 이야기꾼이에요. 그런 분이 팟 캐스트나 유튜브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진짜 인기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분입니다. 그분은 공부하듯이 책을 보시는 분입니다. 한 분야를 파면서 거기에 파생되는 새로운 내용들을 모두 찾아보시는 분이었습니다. 레퍼런스를 뒤지면서 지식을 확장하는 작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저번에는 서양의 고대사 관련된 시리즈를 읽으시더라고요. 그렇게 즐기는 분은 못 이기죠. 책의 매력에 푹 빠지신 분을 한번 봤습니다. 이렇게 한 계통을 파고들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는 남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다양한 책을 읽는 것입니다. 남독을 통해서 우리는 비판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고, 창의적이 되고, 세계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것은 우리 자녀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에서 서울대생들이 교수님과 다른 의견을 가질 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수님의 의견을 수용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수용적인 사고는 배우는 내용을 아무런 의심이나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해하고 암기해 시험에서 정확하게 기억해 내는 능력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은 배우는 내용을 의심해 보고 자신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며, 창의적 사고력은 배우는 내용을 탈피하여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약 70% 서울대 생 조차도 비판적인 사고력과 창의적인 사고력이 수용적 사고력 보다고 낮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더 생산적인 공부하기 위해서 최우등생 87%가 교수 말 그대로 받아 적고 있었으며, 교수가 언급한 내용 이외의 것을 절대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을 때 최고의 점수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같은 경우는 40%정도만이 수용적 사고력이 다른 것보다 높다고 했습니다. 서양 애들을 보면 다들 자기 교수의 주장을 까거나 아니면 스승을 밝고,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이트 제자인 융도 프로이트의 이론이 너무 성적동기에 집중 있고 정신분석에서 꿈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다고 비판도 했습니다.

 

유대인의 공부법

 

제가 본 다큐멘터리중에서 유대인의 교육법인 하브루타에 대해서 본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학습파트너에게 하나하나 배우는 것을 말합니다. 동등 된 관계로 선생님, 동급생, 부모님으로 서로 질문을 하고 토론하면서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보통 도서관을 가면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다들 자기 공부하느라 조용합니다. 하지만 유대인은 도서관이 거의 시장 바닥입니다. 서로 소리를 지르면서 서로 가르쳐주고, 이야기하고 그것이 떠드는 과정이 아니라 공부과정이라고 합니다.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로 대화하면서 학습향상뿐 아니라 사고력, 창의력까지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장면도 인상적이었지만, 더 인상적인 것은 늦게 수학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 무리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앉아서 칠판을 보면서, 교수님에게 지적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예리한 질문에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설명을 해주기 위해 진땀을 빼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고  더 놀라운 점은 한참 질의질문 시간이 끝나고 교수님을 두고 학생이 나가는 겁니다. 수업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학생과 인터뷰를 할 때 학생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모르는 것을 알았으니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 이런 학생들의 행동이 가능한 것은 비판적으로 사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스스로 알 때 무엇을 배울 것과 아닌 것을 선택하는 것과 같이 독서와 무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내용을 읽을 때 한 가지 잣대로만 어떤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어떤 문제를 파악할 때 새로운 시선으로 비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창의력이란 여러 가지를 연결하는 능력이다”

스티븐 잡스가 “창의력이란 여러 가지를 연결하는 능력이다”라고 말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라는 것이 ‘아무거나’를 뜻하지 않으며 서로 다른 낯선 것들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의성은 낯선 것들의 연결이다.” 입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창의성도 발휘 될 수 있습니다. 각 분양의 전문가들이 한 가지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니에요.

물리학자인 아르망 투르소는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생물학자이자 화가인 워딩턴은 “세계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은 오직 전인만이 해결할 수 있다, 그는 기술자, 순수과학자, 예술가 중 하나만 되는 것을 드러내 놓고 거부하는 사람이다.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아이슈타인 사진을 찾아보면 바이올린을 치고 있는 모습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의사였던 슈바이처 또한 오히려 오르간 연주자로 유명했다고 하죠. 많은 과학자들이 막힌 문제들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기도 하죠. 독서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들이 통합되고 융합이 되었을 때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슈타인

 

그리고 다양한 책들 읽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겸손입니다.

보통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평가합니다. 90%이상의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 솜씨가 평균이상이라고 생각하며, 대학교수의 94%의 자신의 강의 솜씨가 평균보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쓰레기 같은 강의를 들었으면……) 그리고 기업가 90%는 새로 시작한 사업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골퍼들은 1.8미터 거리에서 퍼팅을 한 공의 80%가 홀 컵에 들어간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54%밖에 되지 않습니다. 컴퓨터 관리자들은 자신의 오답 율이 5% 정도라고 대답하지만 실제 오답 율을 80% 이상이며,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원숭이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 연구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인간이 자신을 과대평가 합니다. 

찰스다윈은 “지식보다 무지가 자신감을 더 자주 불러일으킨다.”라고 말했습니다.

편협한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기고만장해질 가능성이 큰데 특히 한 분야만 열심히 파서 읽는 사람이 자신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것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만 큰소리를 치면 다행인데 다양한 분야, 일상적인 삶에서 괜한 자신감으로 모든 일을 판단할 때 더 큰일이 일어나지요. 그러기 때문에 다양한 독서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 것이 겸손의 첫걸음 아닐까요?

맨 앞부분에서 말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다.” 막스 뮐러는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이다”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말할 내용은 우리 자녀들을 위한 독서법에 대해서 말해 보려고 합니다.

 

통계 결과 부모가 어릴 때 책을 거의 날마다 읽어주었던 아이들의 독해능력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훨씬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십 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나 다른 어른이 책 읽어 주는 소리를 들으며 보낸 시간의 양이, 몇 년 후 그 아이가 성취할 독서수준을 예언해주는 좋은 척도가 된다.”라고 말합니다. 18개월 아이들은 모든 사물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깨달음이 청각과 시각 등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통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독서를 통해서 다양한 것을 듣고 배우기 시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또 세상을 바라볼 때 세계가 더욱 확장되는 것이지요. 우리도 여행을 갔을 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것을 경험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같은 한국을 살아도 해외를 경험하고 왔을 때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아이들의 이런 기초 작업이 잘 되어있을수록 세상을 더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고 새로운 지식을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당연하게도, 부모가 동화책을 읽어줄 때 언어의 이해력도 높아지고, 어휘력도 풍부하게 발달할 뿐 아니라 더 말할 때도 더 다양한 문법으로 말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동화를 들을 때 아이들의 뇌에서는 시각을 담당하는 부위가 활성화가 되는데, 이것은 아이가 귀로 들은 책 내용을 심상의 이미지로 재창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독서 누구나 좋은 것인지 알지만 어떻게 읽게 해야 할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부모가 독서를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모방하면서 크기 때문에 부모의 독서를 자녀가 따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들에게 부모 욕심으로는 많은 책을 읽도록 해주고 싶지만 사실 양보다 한 권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전에 2014년 EBS에서 방영된 <슬로 우 리딩-생각을 키우는 힘>이라는 프로가 반영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6개월 동안 교사의 지도아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공부를 했습니다. 모르는 단어도 찾아가고 다양한 생물체로 직접 체험도 하고 책에 대한 감정을 나누기고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는 과정을 보냈습니다. 6개월 후 아이들은 정말 재미있었으며 독서가 즐겁다는 것을 알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이 한 책 내용에 깊게 들어가면서 지식을 자기화하는 과정, 주제를 탐색하는 방법, 관련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방법 등 학생들이 습득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아이들은 독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독학자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지요. 스스로 어떤 주제를 선정하고 어떻게 관련된 내용을 수집하는지를 배우면서 호기심이 일어날 때마다 정보를 취합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저도 논문을 처음 쓸 때는 너무 어려웠죠. 어떻게 할 줄 모르기도 하고 어떻게 레퍼런스를 다는 지도 어떻게 논문이 구성되어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어째든 강제적으로든, 외압에 의해서든 한번 쓰고 났을 때 제 자신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동안 단 한 번도 처음 자료를 모의고 그것을 내 실험에서 녹여내고 그리고 발전시키고, 마지막 실험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전망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써본 적도 없었기에 파편적으로 알았던 지식이,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 한 번의 경험이 자신감뿐 아니라 나중에 책을 충분히 써 볼만 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하다 보면 책이라는 것이 자기의 생각만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레퍼런스를 갖추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존에 없던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석 박사 과정이 결론 이런 정보를 통합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것을 어린 시절에 경험했다면 아마 더 큰 시각을 가지고 살지 않았을까? 이미 그 아이는 박사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작은 소책자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저는 다른 건 모르겠지만 만일 아이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면 책을 쓰게 만들도록 도와줄 겁니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음반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어떤 완성된 결과물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물의 퀼리티의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 우리 자녀의 미래의 대한 태도에 영향을 굉장히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야기가 독서에 국한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삶의 태도와 방법을 배우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부모로써 자녀에게 어떻게 살아가는지 방향성과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 자녀도 혼자서 살아가야 하는데 스스로 배워가는 사람이 되었을 때 한 인간으로써 진정한 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하지 않고 살수도 있지요. 하지만 욕심으로는 아이가 모험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일을 만나도 그 동안 해왔듯이, 연습했듯이 스스로 공부하면서 해법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주제를 바꿔서 책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좀 책뿐만 아니라 영화를 봐도 줄거리를 잘 말을 못합니다. 이야기꾼이 아니라서 그런지 세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편이고, 대신 그때 받은 감정적인 감상을 말하는 편입니다. 머리가 아님 가슴으로 영화와 책을 보는 것입니다. 동자님 같은 경우는 줄거리를 재미있게 말씀 잘 하잖아요. 이런 분들은 얼만 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실 거예요. 읽고 난 후 그냥 뭉뚱그려진 감정과 생각의 덩어리를 갖고 있을 뿐입니다. 이것을 글이나 말의 형태로 옮기지 않는 한 생각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결국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또 표현하기 위해서라도 말하고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블로그나 SNS를 이용해서 표현하거나 친구를 붙잡고 이야기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저번영어공부법 주제에서 말한 인출과정이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독서 체험이 확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과정이 더 나은 독서과정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책을 많은 사람들이 한 권을 완독하고 난 후에 다른 책을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한 번에 한 2~3권씩 책을 빌리게 되는데요. 분명 메인으로 읽는 책은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책도 중간 중간 봅니다. 그러다가 첫 번째 책을 다 보면 두 번째 책을 읽으면서 다시 다른 책을 빌립니다. 다른 책에도 계속 흥미가 가기 때문에 교차해서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책 내용이 섞이느냐?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핸드폰 게임도 2개 이상씩 다들 합니다. 마찬가지 입니다. 책을 완독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재미없으면 안 읽으면 됩니다. 그건 독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의 작가가 글을 못 쓰니 우리의 흥미를 붙잡지 못 한 거라 생각합니다. 초대 받은 손님이 먹지 못하는 홍어를 내온다면 손님을 베려하지 않은 집주인의 문제이지 손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효과으로 동시에 여러 권을 읽을 때는 비슷한 스펙트럼의 책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읽는다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모두 자기 만에 독서법이 있다면 말입니다.

 

이동진씨의 책을 고르는 세 가지 방법

사실 이동진씨처럼 닥치는 데로 끌리는 데로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좋은 책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세 가지 방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1. 서문을 읽어보라.

서문은 읽는 사람이 드문데 짧은 서문에 저자의 모든 생각이 농축되어있습니다. 책 전체는 잘 썼는데 서문이 별로인 책은 없습니다. 서문을 통해서 지은이가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썼고 이 사람의 공력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2. 차례를 봅니다.

건축에서 설계도와 같은 것인데요. 차례에서 실패한 책이 좋은 책일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책이 얼마나 튼튼하게 구조화 되었는지 알 수 있지요. 아무래도 비소설에서 차례가 더 중요합니다.

3. 책의 2/3쯤 되는 페이지를 펼쳐서 봅니다. 

그쯤이 저자의 힘이 가장 떨어질 때입니다. 무슨 책이든 시작과 끝은 대부분 나쁘지 않습니다. 원고를 배열할 때 좋은 것은, 잘 쓴 것은 앞에 둡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넣지요. 2/3쯤에서 저자의 약한 급소를 볼 수 있습니다. 그마저 훌륭하다면 그 책은 정말 훌륭한 책인 것 이지요.

 

마지막

그래서 좋은 독서란 무엇일까? 

17세기 철학자 파스칼의 말입니다. “오늘날 모든 불행의 근원은 한 가지다. 인간이 홀로 조용히 방에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이다.”요즘 같은 과잉 연결 시대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행위입니다. 기본적으로 고독한 행위인데, 어쩌면 혼자 정신적으로 홀로 설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필요한 일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이 만들어낸 하나의 세계입니다. 하나의 주제 아래 자신의 지적인 세계를 만들어서 거기에 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건 저자가 만들어낸 지적인 세계, 그 한 사람의 세계와 통째로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책을 내가 습득해야 할 무언가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내용을 다운로드 되듯이 나에게 그대로 옮겨지기를 바랄 수도 있지만 좋은 독서라는 것은 책을 읽는 자체가 아니라 책을 읽음으로써 나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 그것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