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서는 여러가지 떡밥들로 이야기의 진행이 어떻게 될지 잔뜩 기대하게 만듭니다. 기사단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인공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이런 이야기들이 불러올 결과가 무엇일지 기대감을 최고치로 만들어 놓습니다. 그러나 2권을 읽고 나면 뭔가 "짠~" 하고 멋질 결말이 있어야 앞에서 기대했던 기대감이 만족할텐데, 맥이 "탁~" 풀린 기분입니다.
영화중에서도 보는 내내 긴장감과 빠른 진행으로 즐거움을 주지만 결말이 허무할때가 있죠. 결말보다 그 긴장감을 감독이 의도했다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사단장 죽이기]도 제 생각과 입맛에는 딱 맞았습니다. 끝맛에 좀 씁씁함을 느꼈지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자주자주 책을 꺼내 본건 실로 오랜만입니다.
짧게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주인공인 나는 36세의 초상화가 입니다. (주인공 이름은 나와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6년간의 결혼생활을 하던 유즈와 이혼을 하게 되고 한동안 동경, 북해도등을 여행을 하며, 친구인 아마다 마사히코가, 지금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 (아마다 토모히코) 집에서 한동안 지내보는 것을 제안합니다. 주인공은 아마다 토모히코 집에서 작품활동과 회화교실 수업을 지도하면서 거주하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주인공은 집 천장에서 꽁꽁 쌓인 그림을 하나 발견합니다. 그 그림은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일본화입니다. 유명화가이자 집의 본래 주인인 아마다 토모히코의 작품인 [기사단장 죽이기]는 기묘하면서도 매우 훌륭한 작품인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왜 아마다 토모히코가 이 훌륭한 그림은 집 천장에 숨겨두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은 멘시키 와타루라는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 초상화는 그리지 않겠다' 했지만, 멘시키에게 흥미를 느낀 주인공은 초상화 의뢰를 수락합니다. (왠지 거액을 제시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멘시키는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멘시키는 아키카와 마리에가 자신의 딸일거라 생각하며, 직접적으로 그녀를 찾아가지 않지만 몰래 그녀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의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매우 부자이고 주도면밀한 멘시키는 자신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나가죠 (자신은 우연이라고 하지만). 그 과정에 아키카와 마리에에게 다가갈 요량으로 주인공에게 아키카와 마리에의 초상을 의뢰합니다.
(여기까지!! 줄거리를 자르겠습니다. 자세히 쓰자니 너무 길어질것 같고, 짧게 쓰자니 빈곳이 너무 많네요.)
책에서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다들 각자의 비밀들이 있습니다. 주인공도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기사단장과 과거의 경험들을 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멘시키의 비밀은 아키카와 마리에와의 부녀관계 일것입니다. 그리고 유명화가인 아마다 토모히코는 빈 유학시절 나치의 고관 암살 미수 사건이라는 그리고 가족사의 아픔들이 비밀이었을 겁니다.
책을 읽어보길 추천하지만 굳이 안읽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뭔가를 깊게 생각하게 되는 책인가 생각했을때 그 또한 아닌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적힌 내용을 찾아봤지만 하루키가 무엇을 의도했는지 저는 독서초보라 잘 못찾겠습니다. 다만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롭고 이야기의 묘사가 너무 좋습니다. 일본 산중에 있는 집에 거주하는 기분이랄까요?. 이런 기분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읽어보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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