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빨간책방을 들으면서,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야기를 쓸려고 하니 집중이 안되네요. 하나는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빨간책방은 퇴근하면서 듣기로 하고 짬을 내어 이동진의 독서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책을 볼 때 빨간책방을 좋아하는 청취자라면 책에서 이동진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동진님을 독서에서만큼은 존경하고 워너비이기도 하지만 <이동진 독서법> 책은 손에 잘 안 잡히더라구요. 왜냐하면 제목만 봐도 책 내용이 뻔하지 않나요?
내게 다가오는 책들을 그냥 막 읽어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책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저자의 의도가 책 제목에서 부터 잘 드러나 있어서, 책 안에서 좋은 문구들 몇 개를 발췌하고, 되새기는 일만 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제가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너무 사랑해서 이미 그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전혀 새롭지 않았던 것 일수도 있습니다. 혹시 빨간책방을 들어보신 적이 없으신 분이라면 분명 <이동진 독서법> 책을 보시면, 이동진님의 매력에 푹 빠지실 겁니다..
위에서 약간 책의 디스를 했지만 책을 보면서 찔리는 점도 많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식의 깊이에 대해서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책을 고를 때는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잡히는 데로 읽는 편입니다. 철학책이 너무 재미 있다가도, 과학 책도 읽어야 할 것 같아서 과학 서적을 고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좀 밤새 읽고 싶은 추리소설이 간절해지기도 하죠. 그러다보니 책을 넓게 읽는 느낌은 들지만 한 분야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누군가에게 한 분야에 대해서 자신 있게 설명을 해야 한다면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 고민으로 한 분야의 책을 여러권 사서 읽을려 도전도 해봤지만 한 권을 다 보면 다른 분야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책의 글귀 중에
많은 사람들이 전문성을 이야기하고 그 중요성도 높아집니다. 전문성이란 깊이를 갖추는 것이겠죠. 그런데 깊이의 전제는 넓이 입니다.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아요. 넓이의 전제가 깊이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깊이가 전문성이라면 넓이는 교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적인 영역에서 교양을 갖추지 않는다면 전문성도 가질 수 없죠. 사람들은 대체로 깊어지라고만 이야기하는데, 깊이를 갖추기 위한 넓이를 너무 등한시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국경과 시간적 제약이 점점 무의미해지는 현대에는 넓이에 주목하는게 더욱 중요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넓이를 갖추는 데 굉장히 적합한 활동이 바로 독서입니다.
저도 초초해 하지 않고, 얕은 지식을 넓혀간다면 깊이 또한 점점 깊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동진님이 제가 고민하는 것에 정확한 해답을 준 것 같습니다.
또한 이다혜 작가님의 말도 좋았습니다.
독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쌓는 독서와 허무는 독서이다. 쌓는 독서는 내가 내 세계를 만들어가는, 내 관심사에 맞는 책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주는 책을 말하고, 허무는 독서는 내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거나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는 독서이다. 쌓는 독서를 게을리하면 ‘내 것’이 안 생기고, 허무는 독서를 안 하면 내 세계가 좁아진다. 새로운 책을 보면 반응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이건 내가 좋아하겠다.’ 또는 ‘내가 모르는 거다.’ 두 가지의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슨 책을 보든 이 두 가지, 쌓는 일과 허무는 일이 동시에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쌓아 논 지식을 완전히 허물기는 쉽지 않죠. 잘못된 부분, 수정해야 할 부분을 어느 정도 허무는 동시에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내용을 쌓아 올리는 과정이 독서를 통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쌓아 올린 지식이 완전히 제 것으로 굳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쌓는 독서가 내일은 완전이 허물어져야 하는 내용이 될 수 있으니까요. 오히려 너무 굳힌다면 아집만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게 더 큰 문제이겠죠. 늘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요즘 인문학 바람으로 책 읽기를 숭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어쩌면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책을 읽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 인생이 극적으로 변화될 것처럼 말들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왜 일년에 100권씩 책을 읽어야 합니까? 왜 전공하는 분야에 책을 1000권씩 읽어야 합니까? 이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 입니다. 이동진님도 책을 엄청나게 읽지만 하시는 이야기는 ‘부담 같지 말고 재미있게 읽자’ 아닐까요? 책에 재미를 못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고기 씹는 맛을 모르는 안타까운 사람들>이긴 하지만 사는 데는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죠. 독서가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점 중 하나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책 좀 읽어라”라고 친구들에게 하는 사람이 많죠. 강요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책이 없어도 전혀 지장 없으니깐요. 내 노력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아야 합니다.
<목적독서>라는 말이 머릿 속에 맴돕니다. 아마도 저도 불순한 목적을 갖고 독서를 한 것이 아닌가 반성합니다. 위에서 말한 “책 좀 읽어라”라고 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 저 입니다. 제가 죄인이죠. 어쩌면 더 즐길 수 있고, 내 안에서 더 찬란하게 빛났어야 할 어떤 후광이 제 어리석음에 빛을 잃은 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괜히 그 동안 읽었던 책들의 작가들에게 미안해지네요.
글을 쓰다보니, 자아비판을 하게 되네요. 책을 좀 디스 했지만 이런 깨달음을 주셨으니 앞에 말을 번복하겠습니다.
<이동진 독서법>은 좋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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