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추리 소설을 읽었습니다. 너무 추천하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이리저리 말하고 다니는 책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크게 귀를 기울여 듣질 않네요.
사실 “내가 먼저 발견했다” 그런 책은 아니구요. 이미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소개된 책입니다. 저도 팟캐스트를 들을 때는 ‘그렇구나 재미 있나보구나’라고 단순히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생각 없이 도서관을 돌다가 <13.67>를 발견했습니다. 한번 읽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집어 들었죠. 꽤 두꺼웠습니다.
<13.67>은 6개의 사건으로 이뤄진 책입니다. 신기하게도 가장 먼저 나온 사건이 최신의 사건이고 뒤로 갈 수록 오래전 사건인 구조입니다. 그리고 더 신기한 것은 시기적으로 최신 사건들은 그 후 챕터에서 이야기하는, 오래전 사건에 영향을 받은 내용입니다. 매우 기가 막힌 구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6번째 사건은 알고보면 이 책의 처음과 끝,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입니다. 마무리가 정말 기가 막힙니다.
책이 시대적으로 역순으로 진행되서 그런지 한 사건의 원인이 밝혀지고 인과관계를 알면서 더욱 재미를 더해가는데요. 그래서 맨 앞에 사건이 제일 재미없습니다.(그래도 재미있지만) 사실 처음 사건만 보고 * 책도 두꺼운데 그만 읽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제 턱은 빠지고 말았습니다.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고, 가슴에 여운이 깊게 남았습니다. 그리고 제 최고의 추리소설이 되었습니다.
정말 강추하는 책입니다.
요즘 추리소설이 사건의 집중하기보다는 사건의 스토리에 집중하는 면이 없지 않나 생각되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복잡하고, 놀라운 사건들은 없고, 주인공의 추리는 빈약하기만 합니다. 독자들이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실마리를 제시해서, 책을 읽으면서 독자가 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읽을 뿐이죠.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13.67> 같은 경우는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단서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뭔가 ‘이게 힌트구나’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의 천재적인 관전도 아저씨의 설명을 해주는데, 절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듭니다. 글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이런 글을 만들어낸 작가 “찬호께이”는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관전도가 천재가 아니라 작가 찬호께이가 천재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매력은 누구나 한번을 봤을 것 같은 홍콩 느와르 영화의 느낌이 납니다. 친숙하기도 했지만 전혀 몰랐던 번잡하면서 시대적으로 혼란스러운 홍콩의 시대적으로 발생한 사회문제를 볼 수 있습니다. 홍콩의 역사나 그들이 안고 있던 경제사회적인 문제를 처음 알 수 있어서 그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진행은 드라마 <시그널>보다 한 10배는 흥미롭고, 사건의 전말과 결과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한 5배정도 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주인공 관전도는 보통의 드라마에서 나오는 젊고 잘생긴 유능한 주인공은 아닙니다. 런닝셔츠가 잘 어울리 것 같고, 사건 현장보다 왠지 골목과 어울릴 법한 아저씨처럼 보이지만, 추리력과 관찰 력만큼은 호랑이 눈빛처럼 매섭습니다.
책을 다 읽어갈수록 책을 다 읽을까봐 아쉬워서 아끼고 아껴봤습니다. 제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관전도를 주인공으로 시리즈가 나오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찬호께이"의 열혈한 펜이 되기로 했습니다. 찬호께이의 책을 모두 읽어볼 참입니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고, 스토리도 탄탄한 책이 읽고 싶은 분은 꼭 읽어보길 무릎 꿇고 추천 드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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