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따르릉- 알람시계가 시끄럽게 울린다. 오른쪽 눈을 가늘게 뜨고 창가를 바라봤다. 창가에서부터 들어오는 햇빛이 눈부시다. 얼굴을 한껏 찡그렸다. 반원을 그리며 날아간 손으로 울어대는 알람시계의 머리를 툭 쳤다. 정적이 흘렀다. 이불을 쥔 손을 끌어당겼다. 은진이는 이불을 머리까지 덮었다. 그렇게. 다시 잠들었다. 따르릉-따르릉 - 핸드폰으로 맞춘 알람이 화려한 불빛과 함께 울었다. 죽어있던 이불 속에서 솟아 나온 손은 핸드폰 위치를 정확히 짚었고, 손가락으로 정확히 '중지'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침대 한구석으로 던졌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촤악- 은진이는 덮던 이불을 옆으로 쓱 밀었다. 침대 밑으로 흘렀다. 침대에 드러난 그녀의 모습은 침대와 하나가 된 물아일체의 모습이었다. 잠옷은 돌돌 말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