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긴했는데_기억이안나

[기자의 글쓰기 / 박종인]-'의' '것'을 빼라

DiKiCHi 2017. 4. 5. 00:00

오늘은 <기자의 글쓰기>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서문]

서문에서 기자인 박종인 님께서는 <악마를 소환하는 글도 악마를 감동시킬 만큼 재미있어야 악마를 부를 수 있다>며 악마를 소환하는 주술로 독자를 유혹하며 책이 시작됩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매력 중 70%는 서문과 제1장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서문과 제1장이 주는 흥미가 이 책을 끝까지 읽도록 하는데 주요한 원동력인데요. 24년간 기자 생활하시면서 글쓰기 정수를 서문에 모두 쏟아부으신 것 같습니다. 

 

서문을 살펴보면, 어느 날 선배가 박종인 씨 글에서 '의'자와 ''자를 빼달라고 요청합니다. 작가는 두 개를 빼는 일이 별거 아니라 생각했지만 그 작업은 무려 6시간에 계속되었고, 문장구조를 전부 바꾸는 대공사였다고 합니다. 거기서 글쓰기의 어려움과 재미를 느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마치 퍼즐이나 퀴즈를 푸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미는 있지만 머리는 엄청 아프죠. 지금처럼 말이죠."

 

그렇게 24년간의 기자 생활을 통해 깨달으신 바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책을 쓰셨습니다.

다양한 글이 존재하지만 작가는 글쓰기 원칙은 모두 같다고 주장합니다. 설마 다 같을까요?

기왕 책을 잡았으니 작가의 말을 믿고 따라가 보겠습니다!!

 

서문에는 작가가 책 활용법도 써놨습니다. 내용이 재미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기자 질 24년 동안 얻은 글쓰기 원칙이 여기 다 있다. 장담컨대, 이 책을 순서대로 꼼꼼하게 한 번만 읽으면 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원칙만 알면, 그 두렵던 글이 만만하게 보인다. 그래서 두 번째 읽으면 글을 쓰게 된다. 글이 이렇게 쉬었어? 하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면서 스르륵 컴퓨터를 켜고 원고지를 꺼내게 된다. 세 번은 필요 없다. 두 번째 독서에서 쳐놓은 밑줄만 다시 보면 된다.

 

확신 찬 말들이 주는 신뢰감을 주지 않나요? 왠지 믿음이 갑니다.

하지만 작가는 틀렸습니다!! 책을 한번 읽고 글을 쓰기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약발이 좋네요!! 

 

그렇다면 두 번째 읽을 때 난 어떻게 변할까요? 

궁금하네요!

 

[본문]

 

글쓰기 철칙 3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글은 쉬워야 한다.

<말은 쉬워야 한다. 어려운 말은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글은 말이다. 글도 쉬워야 한다. 어려운 글은 씨알도 안 먹힌다.>

2. 문장은 짧아야 한다.

<이유를 모르겠다면 다시 한 번 작은 소리로 읽어보라. 리듬을 느껴보라.>

3. 글은 팩트다.

<주장은 팩트, 사실로 포장해야 한다.- 글을 끝까지 재미있게 읽는 이유는 글이 가지는 구체성에 있다.>

 

 

좋은 글이 가져야 할 세 가지 성격이 바로 '쉽고''구체적이고''짧아야'한다는 말이다.

 

글은 독자가 주인이다. 독자는 쉬운 글을 원한다.

기자의 글쓰기
이번 포스팅은 '의' '것'을 빼고 쓰고 있습니다. 빼보니 추측이나 돌려 말하기가 어렵네요. 단정적이고 확신에 찬 글을 쓰는 느낌입니다.

 

글은 왜 재미있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글 쓰기 목적은 전달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글을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봐서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책에 나오는 요점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좋은 글은 쉽다.

2. 쉬운 글은 전문용어나 현학적인 단어가 아니라 평상시 우리가 쓰는 입말을 사용해 짧은 문장으로 리듬감 있게 쓴 글이다.

3. 독자는 글을 읽으면서 감동받기를 원한다.

4. 감동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서 나온다.

5.'매우''아주''너무' 같은 수식어는 그 감동을 떨어뜨린다.

6. 독자들은 '너무 예쁘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예쁜 이유, 즉 구체적인 팩트를 원한다.

 

7. 불명확한 글, 결론이 없는 글은 독자를 짜증 나게 만든다. 명확한 팩트로 구성돼 있는 명쾌한 글은 독자에게 여운을 준다.

<1984><동물농장> 작가 조지 오웰에 글쓰기 원칙은 아래와 같아요.

 

[리듬 있는 문장 쓰기]

세상은 리듬이다. 글도 리듬이다

작가의 말 따라 어떤 글이 더 읽히기 쉬운지 예시들을 통해 보여주는데요. 

아래에 몇 가지 가져와봤습니다.

 

1. 수식어를 절제한다. 

예시)

눈이 딱 떠졌다. 발치께, 벽걸이 TV 밑에 놓인 전자시계가 어김없이 04시 45분을 가리키며 깜빡거리고 있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발끝으로 더듬어 슬리퍼를 꿰고 화장실을 다녀와 거실로 나왔다. 

▶눈이 떠졌다. 발치께, 벽걸이 TV 밑에 놓인 전자시계가 04시 45분을 가리키며 깜빡거리고 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발끝으로 더듬어 슬리퍼를 꿰고 화장실을 다녀와 거실로 나왔다.

2.'의' 자와 '것'자를 절제한다. 

('의'자를 쓴 문장은 대개 '의'자를 안 써도 되는 문장이다.)

 

금강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물건은 해안면의 장터에 모였다.

▶금강산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물건은 해안면 장터에 모였다.

('것' 보다 '내용'이 구체적이다.)

학생은 질문이 없다. 단지 시험에 나오는 것에만 관심이 많다.

▶학생은 질문이 없다. 단지 시험에 나오는 내용에만 관심이 많다.

3. 단문과 리듬
짧은 문장을 쓰라고 얘기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리듬 있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단문으로 쓰면 리듬을 만들기 쉽다.
 
그 카메라는 책상에서 몇 번이나 떨어뜨려도 멀쩡했고, 무겁지도, 크지도 않았으며, 사용법도 간단했다.
▶그 카메라는 책상에서 몇 번이나 떨어뜨려도 멀쩡했다. 무겁지도 않았다. 크지도 않았다. 사용법도 간단했다.
뭐가 더 좋으신가요? :)

 

계속해서.

4. 미담 혹은 모범적인 표현들을 쓰지 말라. 

 

잘 써놓고도 맨 끝 문장이 '~해야 할 것이다'라는 다위적인 세상살이 또는 '~해야겠다' 따위 자기 결심으로 끝나면 그 순간 잘 읽어왔던 글이 와르르 무너진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하는 얘기를 하고 싶다면, 해야 할 그것을 안 지켰더니 이렇게 되더라 이렇게 되더라  쭉 얘기해주고 그리고 맨 끝은 다른 문장으로 끝을 내라. 초등학교 바른생활 책이다.'더욱 열심히 해서 ~해야겠다'는 결심도 같은 맥락에서 글을 재미없게 만드는 문장이다.

5. 소리 내서 다시 읽는다.

글을 쓰고 30분 있다가 다시 읽어라. '보이지 않던 글' 보이기 시작한다.

[글 제조의 과정]

 

<기자의 글쓰기>는 정말 기자의 글쓰기였습니다. 위에 보시면 저도 '의' '것'을 빼고 써봤습니다. 

글쓰기는 어려웠지만 좀 더 신뢰감을 주는 글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기자라서 좀 더 신뢰를 주고 팩트를 말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쓰기 원칙은 다 같다고 하셨지만 전에 서평을 쓴 <백년의 고독>을 보면 꼭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얼마든지 긴 글과 어려운 글을 써도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자의 글쓰기>에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해야 할 것이다' '~해야겠다'라는 미담을 쓰지 말라는 말은 맞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읽는 독자가 내리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 책을 보면서 저도 좀 더 쉽고 짧게 쓸려고 노력은 하지만 많이 부족하네요. 

 

좀 더 블로그에 글을 좀 더 쓰다 보면 더 늘겠죠?! :)

 

기자의 글쓰기
국내도서
저자 : 박종인
출판 : 북라이프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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