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이사를 하고, 새로운 집을 꾸미기 위해서 다양한 택배들이 배달되고 있습니다.
아기 기저기, 옷, 장난감도 속속 배달되고 있죠.
저는 택배 상자의 테이프와 송장을 떼고 고이 접어서 버리는 역할을 합니다.
빈 택배 상자를 보니 약간은 서러움이 몰려 왔습니다. 제 택배는 없거든요.
책도 주로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여 전자도서로 봅니다.
제가 보고 싶은 것을 찾아 보기보다 있는 것 중에 골랐습니다.
그래서 날 위해!! 큰 맘 먹고 책을 사기로 했습니다. 정말 살까 말까 살까 말까 계속 고민하다가 질렀습니다.
가장의 무게란...ㅜㅜ
어떤 책을 고를까해서 기왕이면 여름에 재미있는 소설이 보고 싶었습니다.
<13.67> 읽고 반해버린 찬호께이 소설을 다 보고 싶어서 두 권의 책을 샀습니다.
바로, <망내인>, <기억나지 않음, 형사>
정말 매우 많이 기대 기대!
주문한지 이틀만에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저에게도 택배가 왔어요.
먼저, 좀 얇은 <기억나지 않음, 형사>를 집어들었죠.
아 좋습니다. 새책을 들어본지가 얼마만인지. 냄새와 촉감이 좋네요.
이틀동안 읽어서 끝냈습니다. 돈에 비해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웠습니다.
내용은 사실, <13.67>와 비교하면, 비할바가 안됩니다. <13.67>은 정말 명작이거든요.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몰입감은 최고였습니다. 찬호께이의 작품은 읽으면서 사건과 범인에 대한 힌트를 하나씩 흘려줍니다. 다른 추리 소설처럼 스토리 중심으로만 흘러가는 책은 아닙니다. 독자들의 참여를 원하듯 하나 하나 흘려줍니다.
'이거 뭔가 힌트같은데..중요한것 같은데..'
하지만 제 머리로는 추론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힌트는 일차원적인 힌트로, 찬호께이는 그걸 깨고 다시 한번 뒤집어 반전을 주는데 천재입니다. 섣불리 자신의 머리를 믿다가는 민망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찬호께이는 마지막에 김전일처럼 "범인은 바로 너야!!" 하면, 범행의 동기와 수법, 트릭 같은 것을 설명해줍니다. 거기서 작가가 흘려준 힌트들이 짜맞춰지죠.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냥 사건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습니다. 늘 마지막 에필로그가 가슴을 확 쥐어박는 뭔가를 하나 던지고 가는 것이 찬호께이의 굉장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13.67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사건이 해결한 것으로 끝을 맺지 않습니다.
늘 시대적인 상황과 함께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그 속에 주인공들의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책속 인물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로 마지막이 다시 모든 것에 시작이므로 마지막 한장을 읽는 순간 책에 모든 내용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가슴을 '멍'하게 하는 이야기가 기가 막히게 제 취향입니다.
<기억나지 않음, 형사>는 짧아서 그런지 찬호께이가 뭔가 많이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제 추리는 꽝이었습니다. 책을 읽으시면서, 여러분도 한번 추리에 참여해보시면 찬호께이 책의 매력에 푹 빠지실 겁니다.
이제는 좀 두꺼운 <망내인>을 보려고 합니다. 책이 두꺼운만큼 굉장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과연 13.67을 넘을 수 있을런지 설레입니다.
초반만 읽었는데 아주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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