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한 지 언 일 년이 지났습니다.
실험실을 떠나온지 언 일 년이지만 실험실과의 연결 끈이 계속 있었으니..
바로 <논문>입니다.
졸업전에 논문을 하나 투고하고 나왔습니다. 당연 졸업하고 나서 리비전이 왔지요.
작년 가을이었을까요?...
리뷰어 코멘트가 와서 출력을 했고, 이디야커피에서 천천히 읽었습니다.
리뷰어 중 한 명은 노벨상 수상자인가 봅니다. A4 양면으로 출력하고 보니 10장을 보내주었더라고요. 제 모든 피겨를 하나하나 지적하고 이렇게 저렇게 수정하라고 “아주 친절”하게 적어주었습니다.
사실 양면으로 10장을 적어 줄 정도면 Reject 줘도 되지 않았을까요?
놀랍겠도 ‘이런 내용을 수정하면 괜찮을 것 같아’라는 느낌였습니다...’실험마다 이런 샘플도 같이 해야지’라고 리뷰어가 쉽게 잘하지만, 이건 실험을 모두 다시 하라는 내용!!
이럴 거면 reject 주라고!!
어쨌든 실험실에 남겨진 이들은 제가 싸고 온 X를 치우느라 고생했죠.
다시 제출 그리고 2차 리뷰.
다시 제출 그리고 3차 리뷰.
다시 제출 그리고 4차 리뷰.
Accept!!!
솔직히 너무 한 것 같습니다. 네이처, 셀, 사이언스에 낸 것도 아닌데!!
왠지 리뷰어가 리뷰를 해주면서 뭔가 굉장히 스스로 뿌듯해하고 있을 것 같을 것 같습니다. 돈이나 다른 베네핏으로는 이렇게 리뷰를 해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무슨 사명감이 있었던 건 아닐까?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5점대 논문에 이렇게 정성을 다해서 리뷰를 해준 리뷰어도 대단하고,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실험을 해낸 남겨진 분들도 대단합니다.
일 년간 너무 고생했죠.
그동안 지도교수님에게 죄인 된 마음으로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되자마자 회식!,
실험실 전격 방문!
일 년간 묵은 체증이 싹~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괴로운 건 한 가지 이유 때문은 아니죠.
회사 와서 작년 12월 한참 시원할 때, 쓴 논문이 하나 있습니다.
전혀 전공이 아닌 “유전체”관한 논문.
잘 모르는 상태에 썼습니다.
Reject!
Reject!
Reject!
Reject!
Reject!
Impect factor도
6!
5!
4!
3!
2!
1!
10!
다시 1!
이건 리뷰는 리뷰대로 하고, 논문 내용을 몇 번이나 뜯어고쳤는지.. 뭐 논문 한 5개는 쓴 것 같더라고요.
결론적으로 10개월 만에 됐습니다.
신입사원으로서 너무 불안한 10개월이었습니다.
중간에 minor revision도 있었습니다. 자화자찬하면서 친킨도 먹었더랬죠.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올해 논문이 2개가 됐어요.
아주 좋지만 그동안 마음고생한 것을 생각하니 시원섭섭합니다.
중간에 해적 저널을 만나서 논문 빼려면 돈 내라고 협박 아닌 협박도 들었지만 저는 굴하지 않고 같이 협박을 하면서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지요.
어쨌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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