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마디 하자면...
"보지 마세요. 이런책"
요즘 일본이랑도 사이가 안 좋은데 약간 불안했습니다. 요즘 일본 책을 읽을 때마다 곤욕스럽습니다.
좋은 책들도 당연히 있지만 최근 읽은 책들은 도저히 못 읽어겠더라구요. 책 선정에 문제가 있겠죠?
근데... 이야...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도 읽기가 어렵네요.
작가는 왜 이 책을 썼지? 제목은 낚시? 내용은 너무 뻔한데?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데 독서하는데 방해가 되네요.
1부 무기가 되는 철학
야마구치 슈가 생각하는 철학에 대해 말합니다.
철학자의 논고는 두가지 축으로 정리됩니다.
물음의 종류 'What'과 'How'
배움의 종류 '프로세스'와 '아웃풋'
철학의 질문은 'What '세상은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가?'와 같은 물음과 'How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를 묻는다.
철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프로세스'와 '아웃풋'입니다.
많은 철학가들의 사상에 대한 결과, '아웃풋'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요. 주로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일 것입니다. 하지만 야마구치 슈는 말합니다. 철학자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프로세스'를 아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자극이 될 만한 가르침을 준다고 합니다.
여기에 제 분노 포인트는 여기 있습니다. 프로세스를 강조하면서 아웃풋만 보여줍니다.
왜냐하면 이책은 50가지 철학, 사상을 단편적으로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50가지의 철학사상은 사람, 조직, 사회에서 적용방법을 적었습니다. 철학이 현실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작가의 의도를 알 것 같습니다.
<사람-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까?>
<조직-왜 이 조직은 바뀌지 않을까?>
<사회-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작가는 분명 '프로세스'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철학사상을 겨우 5~6장을 할애하여 소개하고 삶에 적용 예를 적었습니다. 처음부터 '프로세스'를 알수가 없습니다. '아웃풋'만 나열하고 있죠.
아웃풋은 시험보는데만 쓸모가 있습니다. 책 내용을 달달 암기하면 시험에서 100점은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철학의 중요성은 생각의 도구로써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이해와 논리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거 아닌가요? 사고의 확장도 중요하죠. 1부에서 작가도 그렇게 주장하면서 이런 식으로 책을 써놨다는 것이 이해가 안됩니다.
'작가는 바보인가..'
이게 베스트셀러라는 것과 양장판까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네요? 반일감정때문에 객관적으로 못 보는 것인가...다른 분들은 어떤 것을 느꼈을지 궁금합니다.
야마구치 슈가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무기는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제가 생각한 무기는 전투기, 탱크, 적어도 소총 정도는 생각했습니다. 막상 쥐어보니 짧은 연필 자루 하나 쥐어준 것 같습니다. 날아오는 풍선은 터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달려드는 트럭을 폭파하거나 쪼갤 수는 없어 보입니다. 이게 중고등학생 때 배운 철학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2부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50가지 철학, 사상
50가지 철학 개념을 정리한 작가에 노고에 대해 인정합니다. 하지만 못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좀 더 잘했어야 했습니다. 훌륭한 철학가의 개념을 성의없이 다뤘습니다.
철학 개념에는 작가가 개입할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냥 쓰면 갖다붙이면 되죠.
뒷 부분에 작가도 어떻게든 끼어들고 싶었나봅니다. 삶에서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생각해보면 좋겠다~'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너무 뻔해서 동네 아저씨가 '부모님께 잘하고,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해라'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작가는 적어도 깨달음을 줄 수 있는 통찰력 있는 한마디를 해줬어야 합니다. 미쳐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찔러 '헉' 소리 나게 해야 하는데 뻔하디 뻔한 예시를 들어주니 스윽 넘어갈 뿐입니다.
제가 16,000원짜리 양장본에서 얻을 수 있는 게 겨우 이 정도라는 게 실망스럽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책 내용이 너무 잘 알려진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철학자들이 주장한 개념 <르상티망, 페르소나, 예정설, 타블러 라사, 자유로부터 도피, 대가>등등 여러 가지 개념에 정확한 용어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너무 익숙한 개념이고, 거의 대부분 아는 내용이라서 아는 것을 독서를 하면서 다시 한번 확인할 뿐이지,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프로세스'를 보여주지 않을 거라면, 책에서 말한 50가지 내용을 철학이 아니더라도 이미 인지 심리학, 행동심리학에서 말하는 개념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리더쉽에 관한 책도 많은데 굳이 철학으로 접근하다보니 내용이 "좋은 말" 정도로만 느껴집니다. 다른 책들을 사다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왕 독서가들이 베스트셀러 안본다고 하더니, 이런 이유였나 봅니다.
자꾸 너무 화가 납니다. 이건 철학 입문서도 안될 것 같습니다.
토익시험 보러갈때 학교 앞에서 <꼭 나오는 문법 50> 이런 종이를 줍니다. 이 책이 딱 그정도 입니다. 중요한 내용이지만 50가지 누가 외우나요? 외운들 어디다 쓰나요?
일본 문법이 우리나라 영어를 망쳤듯이 철학의 베스트셀러가 되서 아이들이 이런 책으로 철학을 공부한다면 우리나라 철학도 영어 꼴 날 것입니다. 야마구치 슈가 아주 지능적으로 우리나라를 우민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안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한가지 칭찬할 점은 양장본 디자인은 이쁩니다. 집에 책장이 있다면 한권 살만하지만 '무기'를 얻고자 한다면 다른 책들을 보십시오. 적어도 그 책은 칼 한자루정도는 손에 쥐어줄 겁니다.
<공감과 광고 클릭은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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